빌립 스타일과 안드레 스타일
“어느 은퇴하신 목사님의 후회”라는 제목의 설교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후회에 대해 말씀하시던 중 한 가지가 저의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자신은 안드레처럼 하지 않고 빌립처럼 목회했다는 것입니다. 복음서의 기록에 의하면, 주님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실때 빌립은 계산을 했고, 안드레는 한 아이의 도시락을 가지고 왔습니다.
빌립은 체계적인 사람입니다. 무슨 일이건 그냥 저지르는 법이 없습니다. 계산하고 따져 본 후 타산이 맞으면추진하는 스타일입니다. 인간적으로 야무지고 실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반면에 안드레는 무작정 들이미는 스타일입니다. 계산은 맞지 않지만 주님이 하라시면 일단 저지르고 봅니다. 그래서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는 안 되는 걸 뻔히 알면서도 주님께 가져 왔습니다. 그런데 그 작은 도시락이 오천명을 먹이고도 남는 기적이 되었습니다.
은퇴하신 노 목사님의 후회가 이것입니다. 안드레처럼 믿음의 헌신을 하지 못하고, 빌립처럼 계산하느라 참된 기적의 기회들을 너무 많이 놓쳤노라고…. 이러한 안타까움이 노 목사님에게만 있겠습니까? 제 자신의 사역에도 많았고, 여러분의 인생 중에도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은 합리적인 것을 추구하지만 신앙 세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의 계산과 논리를 넘어선 것이 믿음의 세계입니다. 우리의 머리로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한계를 넘어선 기적들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신앙의 대상이신 하나님이 이성을 넘어선 초자연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슨 일을 추진하건 우리의 손에 들린 것만 보고 계산하면 안 됩니다. 주님의 손을 신뢰해야 합니다. 아니 그분의 손에 우리의 모든 것을 의탁해야 합니다. 그때 그분이 마르지 않는 자원을 공급하시며, 참된 기적을 맛보게 하실 것입니다.
건축이 진행 중이고, 선교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손에 들린 것만으론 계산이 서지 않습니다. 안드레의 믿음이 어느 때 보다 더 필요한 이유 입니다.